국립민속박물관, 평창올림픽 맞아 내년 3월까지 ‘겨울나기 특별전’

▲ 우리 선조의 겨울 서정과 겨울나기 지혜를 담은 특별전 ‘겨울나기’는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립민속박물관 제1기획전시실에서 내년 3월5일까지 이어진다.

전기도 없고, 온풍기도 없던 그 옛날에 우리 선조들은 엄동설한 추운 겨울을 어떻게 지냈을까?
겨울은 예로부터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던 계절이다. 사계절에 따라 ‘뿌리고, 가꾸고, 거두고, 갈무리하는’ 과정 속에서 선조들은 겨울에 저장과 준비를 통해 안으로 여무는 단련의 시간을 가졌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13일부터 ‘겨울나기’ 특별전을 마련해 내년 3월15일까지 선보인다. 

우리 선조의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의 시간을 보여준다. ‘솜이불’, ‘화로’, ‘감자독’, ‘온돌방’ 등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전시 곳곳에 묻어난다.

‘겨울나기’ 특별전에서 겨울 살림살이와 놀이용품 등 겨울나기 관련 자료와 사진, 영상 등 300여 점이 전시됐다. 

전시장 입구는 새하얀 눈밭이 디지털로 구현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눈 쌓인 겨울을 상징하는 백색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겨울의 낭만을 선사한다. 마치 겨울 숲길을 따라 들어가듯 새하얀 풍광에 빠져들면 어디선가 솔가지 타는 소리가 들리며 아득한 추억이 환기된다. 

장을 잠그기 위해 메주를 쑤고, 겨울철 볕양식 김치를 독에 담아 움을 만들어 넣어 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뜨끈뜨끈한 아랫목에서 겨우내 추위를 녹이던 온돌방도 실물로 구현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이번 겨울 특별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경효 학예연구사는 “한국인이 살아낸 겨울을 세 가지 주제로 나눠 보여주고자 했다”며 “겨울날 선조들의 지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겨울을 맞다 ▲겨울을 쉬어가다 ▲겨울을 즐기다 등 세 가지 주제로 관람객을 겨울 세계로 초대한다. 겨울을 맞다는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을 보여준다. 설경을 묘사한 김화경(1922~1979)작 ‘심촌취설도’, ‘유덕장’(1675~1756)작 ‘설죽도’, 추위를 막고 대비하는 ‘솜이불’, ‘화로’, ‘방장’ 등을 전시했다. 또 겨우내 먹을 감자를 보관하는 ‘감자독’, 겨울철 반양식인 김치를 담는 ‘질독’과 1960~80년대 김장 모습 영상 등도 선보였다. 

생업용품 등을 만들며 이듬해 농사 준비를 하는 과정도 볼 수 있어 우리 선조의 겨울나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겨울을 쉬어가다의 2부는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의 시간을 담았다. 농사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던 겨울밤 온돌방을 연출했다. 

방 안에서는 정선(1676~1759)작 ‘정문입설도’를 볼 수 있다. 또 ‘갖저고리’, ‘털토시’, ‘털모자와 털장갑’ 등 전통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겨울옷도 함께 전시했다.

▲ 겨우내 추위를 녹이던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생활물품들과 겨울철 취미도구 등이 전시됐다.

겨울을 즐기다의 3부에서는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를 소개했다. 얼음낚시 도구인 ‘견짓채’, ‘물치개’와 사진엽서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어린시절 기억들이 속속 떠오를 수 있게 대표적 겨울놀이 도구인 나무썰매와 연, 팽이 전시로 추억 전시도 있다. 에필로그 코너에서는 ‘크리스마스 씰과 카드’, ‘연하장’, ‘달력’ 등을 통해 연말연시 분위기에 흠뻑 빠질 수 있게 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평창 동계 올림픽을 맞아 방한하는 외국인에게 한국의 겨울 풍속과 풍경을 널리 알리는 자리”라며 “겨울의 따스함을 추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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