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농식품부 국감서 여야 ‘농업 홀대론’ 질타

▲ 2017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김영록 장관과 김현수 차관이 농해수 위원들의 질의에 귀기울이고 있다.

“54개국과 체결한 FTA 대한민국이 모두 적자”

“농정 암흑기”(이완영 의원), “한국농정 최대 위기”(황주홍 의원)라는 비판이 국정감사장에 쏟아졌다.

한미FTA에 대한 대응자세, 추석 전 김영란법 개정 무산, 최근 5년 동안의 예산책정 중 2018년도 농업예산 0.03% 증가가 최악이라는 농업예산 홀대론과 함께 이런 비판이 제기됐다.
한미FTA 재협상과 관련, 미국 측이 자동차·철강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해 농업 관련해서는 특별한 쟁점이 없을 것이라는 농식품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반해, “우리의 가장 약한 고리인 농산물에 대한 압박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경남 창원시·진해구)은 지적했다.

또,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은 “미국산 쌀 저율관세할당(TRQ) 별도배정 요구, 미국산 제품 동식물 검역 대폭완화, 세이프가드 대폭완화 등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재협상을 하더라도 좀 더 당당히 협상에 임할 것이며, 농업계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FTA 적자는 농업정책 홀대 단면”

김 장관 “농어촌상생기금 1000억 조성 어려울 듯”
野-정치공세, 與-친절 질의 등 준비부족 빈축 사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광양·곡성·구례)은 “지금까지 전 세계 54개 국가와 진행된 총 15개 FTA를 통해 대한민국이 이익을 보는 게 있으면 말해 보라”고 따져 묻자 국감장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정인화 의원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여러 나라와 맺은 FTA에서 우리나라가 흑자를 보는 것은 단 한 국가도 없다는 것은 농업정책의 홀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무역이득공유제를 대신해 마련된 ‘농어촌상생기금’에는 지금까지 총 56억 원 밖에 모이지 않았는데, 올 연말까지 목표로 하는 1000억 원 기금조성이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김영록 장관은 “어려울 것 같다”고 짧게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축산 65%가 계열화돼 있고, 빅 10으로 따지면 비율이 82%까지 올라간다”면서 “독과점화가 특정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축산계열화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하림, 선진 등에 대해 정부예산으로 70%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하림, 사조 등 국내 가금계열사들이 병아리·사료값을 부풀려 정부·지자체가 농가에 지급하는 AI살처분 보상금을 떡 주무르듯 가로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계열사가 정부로부터 살처분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실제 병아리 계약 단가보다 가격을 2배 가량 높인 허위 사육명세서를 꾸몄다고 실토하는 일까지 벌어져 문서 위조에 따른 보조금 횡령 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당초 계약한 연중 병아리 공급원가를 공급부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가격을 변경하는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김현권 의원의 지적에 대해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은 “추석명절에 자기 지역구 관리를 위해 선거법위반 의혹을 사고, 농업예산 홀대를 하는 것은 나쁜 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분위기는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준비에 부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한미FTA에 관해 지나친 정치적 부각의 모습이 역력했고, 여당으로 입장이 바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소신발언 보다는 너무도 친절한 질의응답 자세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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