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 - 여주 세종가영농조합법인 양송분 대표

“음식은 끊임없이 공부해도 새로운 게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가정주부로 일하며 가족들의 식탁을 살뜰히 챙겼던 양송분 대표. 그러던 어느 날 시부모님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남편과 함께 경기도 여주로 귀농을 결정했다. 처음에는 농사의 ‘농(農)’자도 잘 모르던 그였지만 이제는 논농사와 밭농사 등 전통 먹거리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박학다식하다.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전달하고 있는 ‘우리집김치’ 양송분 대표를 만나봤다.


퇴비·제초제 사용↓…건강한 음식 전달
주문생산으로 신선한 김치 판매


 

▲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길 바라는 양송분 대표가 깻잎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맛좋은 김치를 판매하다
“처음 귀농했을 때 배우고 싶은 것은 많았는데 혼자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여주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았어요.”

20여 년 전, 여주에 처음 발을 내린 양송분 대표는 생활개선회에 가입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여주시에 대한 애정을 키웠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재미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양 대표가 농업기술센터에 다니기 시작한 시절은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때로 양송분 대표는 여주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김치보다는 발효액을 판매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저희 동네가 여주시 중에서 고랭지로 속하기 때문에 속이 알차고 맛있는 김치를 도시민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어 김치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김치 만들다
양송분 대표는 음식의 맛은 물론, 건강에 대한 철학까지 확고했다. 그는 사람은 나쁜 걸 먹으면 늦게 티가 나지만 작물은 바로바로 티가 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벌레 먹은 작물보다는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작물을 원해 비료를 많이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어요.”

유기농으로는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역부족이라며, 비료를 쓰는 농업인들의 애로를 전달했다. 그럼에도 양 대표는 퇴비와 제초제를 최소한으로 줄여 남들의 절반도 안 되게 살포한단다.

“예쁜 배추를 키우려면 비료를 안 쓸 수가 없어요. 날씨가 이상해지면서 처음 보는 벌레들도 많이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최대한으로 줄여서 음식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있어요.”

양 대표는 음식의 맛을 더 깊이 끌어내기 위해 주문생산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처럼 대량생산을 할 경우, 음식의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양 대표의 생각이다.

“많이 판매하면 이윤도 그만큼 남겠지만 맛은 보장할 수 없죠. 신경써야할 게 많아지면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 봄과 여름철에는 김장김치 대신 오이소박이와 열무김치, 깍두기 등이 많이 판매된다.

소비자들의 건강을 1순위로 생각하는 양송분 대표는 음식에 들어가는 조미료에까지 철두철미하다. 대부분 시중에 판매되는 음식에는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설탕과 소금, 조미료 등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양 대표는 판매보다 소비자들의 입맛과 건강을 생각하며 설탕보다는 직접 만든 청을, 젓갈도 새우를 사 직접 담가 사용하고 있다.

현재 양 대표는 식약청으로부터 저염식에 관련된 교육을 받기 위해 아침부터 서울 종로로 출퇴근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내가 먹을 수 없는 것은 남한테도 먹일 수 없다는 게 제 신조입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