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농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농촌 활력을 불어넣을
농업정책을 열어가길 바란다.

농촌현장을 들려
흙 묻은 투박한 농업인의
손을 덥석 잡아주는
따뜻한 대통령이 되길 소망한다."

한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후보가 41.1% 득표로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 무려 152일간의 대통령이 없는 국정 공백상태의 터널을 벗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전에 내걸었던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 슬로건대로 나라를 제대로 안정시키고 통합과 재도약으로 이끌 리더십을 구축해 나가길 기대한다.

새 대통령에 대한 각계각층의 주문이 넘쳐나고 있다. 대선 레이스 기간에 쏟아져 나온 공약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를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준인가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다른 공약에 비해 농업 지원공약은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특히 다급한 이슈에 묻혀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한 정책은 관심 밖이었던 것 같게 느껴졌다. 새 대통령은 이 점을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한국 농업의 진로를 열어갈 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첫 공식 해외방문으로 세계 식량안보와 기후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하기 위해 이탈리아 식품박람회를 방문했다. 식량안보가 다른 어떤 이슈보다 이 세기의 윤곽을 결정하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면한 정책과제로 안보불안, 경제추락을 막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7개월간 국제관계에서 완전한 부재상태였던 대한민국이다. 새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외국정상들을 만나면서 대외관계를 복구해야 한다. 풀어가야 할 얽인 실타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미FTA도 새로운 틀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새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어느 정권이고 우리는 처음의 시행착오로 인해 집권 초 국민들의 실망감을 불러오는 것을 수도 없이 봐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

농업이 지니는 식량안보, 경관제공 등 다원적 기능이 사라지면 그 피해는 국민들이 받는다. 선진국이 농업을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는 이유다. 농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농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농업정책을 열어가길 바란다. 농촌 현장을 들려 흙 묻은 투박한 농업인의 손을 덥석 잡아주는 따뜻한 대통령이 되어 주길 소망한다.

농업인들은 두 눈 질끈 감았다 뜨면 좋은 날이 오려니 하며 논배미를 오가며 거름과 병해충, 그리고 이상기후와 씨름을 하고 산다. 세월이 약이라기에 올 농사에 재미를 못 보면 내년에는 좋겠지 하며 소태 같아도 삼켜왔다. 그게 농업인의 삶이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농산물 소비위축, 시장개방 등 대내외적 위기요인은 우리 농업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농촌경제는 파산직전이다. 2.1%까지 하락한 국내총생산(GDP)대비 농업생산비율이 이를 말해 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농업인의 권리와 복지 확대를 내세우며 여성농업인의 공동 경영주 제도를 강화하고 출산·교육·휴가·질병 때 ‘도우미 쿠폰제’를 확대하며 건강검진 항목과 지원을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 인상, 통일대비 식량정책 수립, 스마트농업 지원 강화 등을 제시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미래농업을 준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농촌은 어떻게 투자하고 가꿔나가느냐에 따라 발전하느냐, 소멸의 길로 접어드느냐의 변곡점에 서 있다. 앞만 보고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 농업인들과 농주 한잔 나누는 마음의 여유와 관심, 그곳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쉬어 감이 대통령의 정치 여정을 풍요롭게 만든다. 앞으로의 5년이 대한민국 농업의 진로를 바꾼다는 점에서 새 대통령에게 희망찬 기대를 품어 본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