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풍당당 - 임실군농업기술센터 정일윤 소장

▲ 남다른 열정을 갖고 38년간 지도사업을 펼친 정일윤 소장.

정일윤 소장은 임실 지역 농업인들을 따뜻하게 감싸고 지도하는 큰 누이 같은 존재다. 또 정 소장의 부친이자 초대 임실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을 지낸 정완석 소장을 기억하는 지역 어르신들에게는 잘 자라준 기특한 딸로 지역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올해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후배들을 위해 공로연수를 결정한 정 소장으로 부터 그간 지도사업에 대한 소회와 아울러 임실군 농업발전을 위해 일한 성과에 대해 들었다.

멀리 가기보다 함께 가는 길 택해 임실농업 발전에 최선

농업 분야는 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면이 강하고 여성의 공직 진출 역시 더딘 분야에 속한다. 그래서 여성 농업기술센터 소장도 전국적으로 아직 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만큼 귀한 존재다.
“한우물만 줄곧 파왔고, 운도 따라 주었어요.”

겸손하게 말하는 정 소장이지만 여성스럽고 가녀려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강인한 정신과 추진력을 발휘한다는 주위의 평판을 듣는다. 게다가 부친의 대를 이은 센터 소장으로 지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18개월 전 소장에 부임하면서 센터 조직을 확대해 직원들의 인사 숨통을 여는 성과로 조직의 신망도 받고 있다.

“아버님 말씀 중에 빨리 가는 것보다 낙오자 없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씀을 항상 가슴 깊이 새겨왔어요”
정일윤 소장이 초임 발령받아 38년간 지도사업을 펼치며 가장 중요히 여긴 일이다. “모든 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조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현장을 살피기도 했다. 다음은 정 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여성으로 소장에 오르기까지 힘든 점과 그에 대한 극복은 어떻게?
당시만 해도 결혼을 하게 되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동기들이 하나 둘 씩 떠나고 혼자서 외로이 길을 헤쳐 나갈 때가 힘들었다. 하지만 어느 땐가부터 맘 편히 주어진 일에 열심히 매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항상 가까이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어준 동료 직원들의 격려 덕분이다.
1979년에 근무를 시작해 전북 지역의 각 시군 순환근무를 하며 지도관이 됐지만 2004년 고향인 임실로 오면서 보직 없이 복귀하는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그저 고향에 복귀하는 것이 좋아서 오게 되었다. 그 당시도 여러 농민단체 회장님과 농민들이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농업기술센터의 최고 책임자로서는 어떤 각오로 임했는지?
무엇보다 직원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했다. 굳이 채찍질 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 했고 여성 소장으로서의 장점을 발휘해 따뜻한 배려심과 섬세한 보살핌으로 도우려 애썼다.

-직무 수행 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소득 작물 발굴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농업 발전과 농가 소득의 연계 되어야 함에도 고령화와 인기 작물 과다 재배로 여의치 않은 점이 있었다. 수입농산물 범람과 인구 고령화, 농산물 과잉생산 등 현재 농업의 여러 문제로 상황이 녹녹치 않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난국 해결의 열쇠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 임실복숭아 연구회 모임을 조직, 농가 스스로 실습교육하며 발전하도록 지도해 왔다.

-임실 농업의 성공을 위해 펼친 노력과 성과는?
임실 토종작물 재배를 복원시켜 임실만의 특성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즉 임실 명성 회복 프로젝트 도입이다. 토종 먹자두, 남양수시 감처럼 임실 지역은 예전에 전국적 명성을 얻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진 토종 작물들이 있다. 이들 작목에 대한 연구와 기술 이전으로 단지화해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거듭나 임실만의 특색있는 작물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임실 복숭아의 경우 지역 명품으로 집중 육성한 결과 현재는 274 농가 265ha로 면적이 늘어 2020년에는 100억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그간의 지도사업 결과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자면?
인력 육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임실군에서도 체계적 계획을 세우겠지만 농업인들이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공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6차산업화의 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농산물가공센터와 농업인가공단체의 합심이 필요하다. 농업인들은 지속적인 가공교육과 실습으로 식품 트렌드를 읽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새로운 변화 살고 싶은 임실농업의 발전을 위해서 남은 임기 동안 혼신을 다하겠으며 퇴임하더라도 농가 소득과 연계된 사업 등에 관심을 갖고 작은 힘이라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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