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

암(癌)은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의 병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암진단을 받으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또한 진단과 치료과정에 소요되는 정신적·신체적·경제적 부담이 큰 병이기도 하다.
이에 암 예방과 치료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을 만나봤다.

조기진단과 치료 주력해
세계최고수준 생존율 자랑

환경적 요인 노출자제
방어적 노력 잘하면
암발생 줄일 수 있어

암환자 5년 생존율 70%…
세계적인 의료기술 갖춰

“국립암센터는 암 예방에 대한 연구, 진료사업을 우선으로 하며 국민의 암 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교육홍보사업을 중점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을 과감히 추진해온 결과, 암환자 5년 생존률을 70% 수준까지 향상시키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국립암센터는 ‘암은 곧 죽음’이라는 공식을 깨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암 검진사업을 통해 위·대장·간·유방·자궁 등 5대 암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가능성을 높이고 사망확률을 크게 낮추게 돼 자부를 느낍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는 암환자의 임상정보와 함께 유전자특징, 생활습관, 환경 등의 정보를 통합·연계한 정밀의료를 통해 암환자의 생존률을 더욱 높여가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많은 암들의 발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암은 대부분 환경요인인 흡연, 비만,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운동부족, 음주 등과 환경성 발암물질의 노출 등과 같은 요인으로 발생됩니다. 유전이 주원인이 되는 경우는 전체 암 발생의 5% 수준이죠. 따라서 생활습관을 포함한 환경적인 요인에 노출되는 것을 자제하고, 방어적 노력을 잘하면 암 발생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국내 발병률 높은 6가지 암
갑상선·위·대장·폐·유방·간암

이강현 원장은 국내에서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확률이 높은 암은 갑상선, 위, 대장, 폐, 유방, 간을 포함한 여섯 가지 암이라며 이들 암의 환경적 발생요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갑상선암은 주로 방사선 노출과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생합니다. 위암은 짠 음식과 탄 음식, 질산염 등 나쁜 식생활과 흡연, 헬리코박터와 파일로리균의 감염 등이 원인입니다. 대장암은 유전적인 요인과 고지방식 저식이섬유 섭취로 발생하죠.
폐암은 흡연과 직업적 노출로 생기며,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과 비만·음주 등으로 발병됩니다. 간암은 B형과 C형 바이러스 감염과 알코올 섭취, 흡연 등으로 병을 얻게 됩니다.

‘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등
 정기검진으로 사전에 막아야

이 원장은 이어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췌장암, 전립선암, 방광암, 대장암, 고환암 등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이들 암은 초기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려운 암이므로 금연, 금주, 식이조절 등 예방에 힘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유전력이 있는 경우엔 다음의 방법에 따라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혈액검사는 없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는 사람, 당뇨병이나 만성 췌장염 환자와 흡연자 등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은 초음파나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전립선암을 미연에 막기 위해서 50세 이상 남자들은 매년 혈중 전립선 특이항원(PSA) 측정 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방광암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소변검사, 요세포 검사 등 방광염에 대한 규칙적인 검사를 해야 하며, 혈뇨가 있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성적이 매우 좋다고 한다. 검진단계에서 용종이 발견될 경우 대장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자체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대장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사춘기 이상의 남성은 매달 고환 자가검진을 통해 고환암 발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음낭이 커졌거나 종물이 만져진다면 영상 진단법과 혈청 종양표지자검사 등의 진단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정부지원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성생활이 시작되기 전 어린 연령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접종 예방 효과는 70% 수준이라고 한다.

유방암 발생의 주요 위험요인은 비만, 음주 그리고 유방암 가족력이다. 이에 식생활 개선과 적절한 신체활동, 음주 억제 등을 통해 감소시킬 수 있다. 그 밖에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이른 초경, 늦은 폐경 후 호르몬 치료,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경우, 첫 출산 연령이 늦은 경우 등이 유방암 위험요인으로 제시되고 있어 이 점을 감안해 예방·진단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금연·절주·균형식·운동 등
암예방 10개 수칙 지켜야

이강현 원장은 암 발병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국민암예방수칙(암예방 10가지 생활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며 10가지 생활수칙을 소개했다.
첫째, 담배를 피우지 말고 담배연기도 피해야 한다. 둘째,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셋째, 짠 음식과 탄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넷째, 암 예방을 위해 한두 잔 소량 음주도 피해야 한다. 다섯째, 주 5회 이상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해야 한다.

여섯째, 자신의 체중에 맞는 건강체중을 유지해야 된다. 일곱째, 예방접종지침에 따라 B형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여덟 번째, 성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을 해야 한다. 아홉 번째,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작업장에서 안전보건수칙을 지켜야 한다. 열 번째, 암 조기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아야 한다.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국립암센터는 항암제 개발을 비롯한 새로운 치료기술 연구개발에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최적의 개인 맞춤식 암 예방과 진단치료에 힘써 세계 최고의 암센터로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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