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명난 농업, 따뜻한 동행, 행복한 농촌여성

▲ 연화순 대표(오른쪽)와 부인 장혜영 씨.

■ 충북 충주시 엄정면 ‘시골내음(www.sigolmall.com)’ 연화순·장혜영 대표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는 복숭아 즙…효자 품목으로 급부상
제품군 다양화…손 편지, 덤 등으로 충성 고객 늘려

농산물 판매에 있어 중요시되는 항목 중 하나는 바로 소비자의 신뢰다. 여기에 소비자에게 감동까지 전해진다면 이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농산물로, 소비자의 선택에 있어 최상의 조건이 될 것이다.
이 처럼 소비자에게 신뢰를 넘어 감동까지 전하며 복숭아·사과 즙 등의 가공제품으로 연간 2억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농장이 있다. 바로 충북 충주 엄정면에 위치한 ‘시골내음(www.sigolmall.com)’이다.
‘시골내음’의 연화순·장혜영 부부는 고향인 이곳으로 2008년 귀농했다. 서울에서 150여 명 규모의 사설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연화순 대표는 업무스트레스와 잦은 야근에 따른 과로로 인해 2007년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됨을 느꼈다. 각막에 이상이 왔고 건강검진 결과, 당뇨와 고혈압 전 단계라는 판정을 받았다.
농촌에서 지내던 유년시절이 그리웠다. 그는 결심했다. 아이들을 밤늦게까지 학원으로 돌리며 지내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풍족하지는 못해도 여유로운 생활을 가져보겠다고.

▲ 시골내음 홈페이지

전국 유일 100% 복숭아 생즙
“제가 양잠을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살았을 당시, 작은 방에 누에 사육실을 두고 누에와 애완 곤충을 키워 통신 판매로 부업을 했죠.” 귀농을 결심한 연 대표는 부모님이 농사짓는 복숭아 과수원과 누에 키트 판매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귀농 이듬해인 2009년, 2500평의 과수원에 복숭아가 90% 이상 말라죽기 시작했다. 봄에 동해를 입은 것이었다. 결국 전부 캐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3평짜리 건강원에 모든 것을 걸었다. 추출기와 포장기 1대에 불과한 건강원에서 복숭아 즙 가공에 몰입했다.

“흠집이 나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일명 파지 복숭아로 즙을 냈죠. 중탕을 하면 맛이 없어 제 아들조차 먹지 않았습니다. 변비가 너무 심해서 좀 먹이려 해도 맛이 없다고 고개를 돌렸죠.”
이에 연 대표는 3년에 걸쳐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복숭아 생즙을 만드는데 몰입했다.
“전부 말씀드리기는 곤란하지만 씨를 발라낸 후 과일진액을 저온 가공하는 방식입니다. 100% 복숭아 원액입니다. 아마 전국에서 유일한 제품일 것입니다.”
맛과 향 그리고 건강까지 충분히 전달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에 2010년 가공장을 3평에서 창고를 포함해 45평으로 넓혀 식품제조가공업으로 유통까지 가능토록 허가를 냈다.

▲ 누에 한살이, 뽕잎 따기, 물레체험, 식용곤충 요리 체험 등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시골내음으로 찾아오고 있다.

연중 고객 확보...경영 안정의 밑바탕
“기존의 학습용 곤충 쇼핑몰과 농산물 쇼핑몰을 2008년 통합했습니다. 꾸러미 택배로 뽕잎차, 고구마말랭이, 오디양갱 등을 판매했죠. 2010년부터 가장 인기를 끌었던 제품은 바로 복숭아 즙이었습니다.”

시골내음은 30개들이 ‘첫눈에 반한 생생 복숭아 즙’ 한 박스를 3만 원에 판매한다. 다른 쇼핑몰이 보통 50개에 2만5000원에 판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생즙이고 영양소와 맛 그리고 향을 살려 연중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시골내음의 복숭아 즙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탔다.

“복숭아는 여름철에나 먹을 수 있죠. 저장이 어렵다보니 병조림 외에 파우치로 연중 공급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특히 예약 판매를 통해 연중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 고정 고객만 4000명이 넘고 이 중 5%는 충성고객이다.

“수확 후 4~5개월 정도는 판매할 수 있지만 겨울에는 복숭아 즙이 떨어집니다. 이에 예약을 받죠. 봄에 접수를 시작하면 6개월치, 1년치를 미리 구매하는 충성고객들도 많습니다. 선수금 개념으로 미리 입금받으니 보다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것이죠.”
고객이 늘다보니 복숭아를 수매하는 지역도 넓혔다.
“우리 동네인 엄정면뿐만 아니라 소태면, 동량면 등에서도 수매합니다. 보통 농협에서 수매하는 가격보다 약 20%를 더 쳐주다보니 좋은 제품으로 미리 복숭아를 준비해 놓는 농가들이 많아요.”

고객의 마음 읽은 신제품 출시

시골내음은 2010년 복숭아 즙에 이어 2012년 복숭아 잼과 사과 즙, 뽕잎차, 오디양갱 등으로 가공영역을 넓혔다.
“즙을 내고난 복숭아 잔여물은 잼으로 가공합니다. 여느 과일 잼은 판매하는 곳이 많지만 복숭아 잼은 많지 않더라고요.”

2012년 여름, 100개의 복숭아 잼을 만들어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시식 이벤트를 진행했다. 맛을 본 고객들은 빨리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쇄도했다. 사과농축액으로 단맛을 낸 무설탕 잼이다보니 어린이, 환자, 노약자 등도 부담이 없고 특히 떠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고객들과의 소통은 부인 정혜영 씨의 몫이다.

“주문은 홈페이지를 통해 올라오기도 하지만 전화 주문도 많죠. 집사람은 고객의 목소리만 들으면 누군지 금방 알아요. 고객들의 가정 대소사까지 어쩌면 그렇게 잘 알고 있는지 한번 통화하면 10여 분은 너끈히 대화를 나눕니다.”

1인 가족 시장을 겨냥한 소포장 상품개발도 부인의 아이디어였고 외로운 현대인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게 덤을 주고 손편지를 쓰자고 제안한 사람도 부인이었다. 특히 시골내음의 구매는 바로 기부 참여로 이어진다. 구매 금액의 2%를 적립해 기부 활동에 쓰고 있는 것이다.  

■ 미니 인터뷰  - 청주시 용암동 박은경 주부

농산물 신뢰, “90% 이상 구매로 이어지죠”

“운동을 해도 변비가 좀 심한 편이었죠. 복숭아가 좋다는 말을 듣고 제철에는 자주 사먹었지만 여름철이 지나면 도통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즙을 사먹었지만 맛과 향은 생즙과는 차이가 심했습니다. 이에 복숭아 생즙을 찾던 중 시골내음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은 완전 단골 고객이 됐죠.

특히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단맛만 찾기 때문이죠. 중탕은 일부러 단맛을 가미하지만 생즙은 향도 단맛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고 믿기에 서슴없이 먹일 수 있어요. 또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품군이 참 다양합니다.

품종, 당도, 강도, 용량, 가격 등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어 믿고 구매하죠. 특히 이곳 농산물은 인증 농산물이다 보니 신뢰도가 당연 높죠. 여기에 저는 VIP 고객이어서 할인율도 높고 쇼핑몰에서 농사 일지를 확인할 수 있어 더욱 믿고 사먹게 됩니다. 제 생각이지만 농산물은 신뢰할 수 있으면 90% 이상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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