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화폐유통업체 파워코인 김희성 대표

동전과 지폐는 한정(限定) 발행으로 시간이 지나면 희소성으로 인해 그 가치가 높아진다.
이에 동전이나 지폐를 모으면서 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재테크 방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화폐수집과 판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화폐유통업체인 파워코인 김희성 대표를 만나봤다.

화폐수집은 인문학적 식견 높이고
재산 증식, 자녀유산 증여에도 유리

美 화폐박람회에서 신개념
재테크법에 눈떠 수집 시작

“2001년 미국 어학연수 중 오리건주 포클랜드에서 열린 코인쇼(Coin Show)라는 화폐박람회에 간 적이 있었어요. 이때 100만 원짜리 코인을 사두고 시간이 지나면 1천만 원이 된다는 새로운 개념의 재테크방법을 접하면서 취미로 화폐 수집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습니다.”
이후 한양대 공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졸업 후 2007년 건설회사에 입사해 사람들 왕래가 드문 제주 하효항 토목건설현장에서 근무했다. 일상이 심심하던 차에 불현듯 미국에서 봤던 코인쇼를 회상하며 인터넷을 검색해봤다. 당시 그가 미국에서 봤던 동전과 지폐가 6년 사이 2배 이상 오른 것을 확인한 그는 돈을 벌기보다 취미로 동전과 지폐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2014년 회사를 그만두고 부산에서 토목기술학원을 운영했다. 수입이 늘면서 김 대표는 화폐를 더 많이 수집할 수 있었다.

지폐 블로그 본 수집가들
판매독촉에 화폐유통업 진출

김 대표는 수집한 동전과 지폐를 예쁘게 배열하고 자세한 설명을 붙인 블로그를 개설했다. 이를 본 국내 화폐수집 동호인 중 특히 취미를 겸해 부업으로 화폐를 수집하는 8천여 명의 동호인들이 화폐 구입 경로를 묻고 판매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김 대표는 학원을 넘기고, 2014년 화폐유통업체인 파워코인을 개업했다. 화폐수집 동호인을 돕다 뜻밖에 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파워코인은 국내 50개 업체 중 동전 매출 1위, 지폐 매출 4위를 달린다고 그는 말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파워코인은 교대역 인근에 전시매장도 두고 있다.
지난해엔 조선일보가 주최한 재테크박람회에 초대돼 화폐 전시부스를 설치해 동호인과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한편, 국내 최대의 화폐유통업체는 방위산업과 주화 제작에 쓰이는 소전(素錢)을 제작하는 풍산그룹이 운영하는 화동양행이라고 한다. 화동양행은 돈을 벌기보다는 화폐수집가의 수집을 지원하기 위한 봉사차원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화동양행은 매월 세계 각국의 화폐 발행과 수집, 판매와 관련된 유익한 정보가 수록된 잡지를 발행한다. 인터넷으로 회원가입하면 이 잡지를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화폐 수집은 지폐와 동전에 그려진 역사, 문화, 예술, 관광, 인물 등을 살피며 인문학적인 식견과 상식을 높이는 고상한 취미활동입니다. 최근에는 재산 증식과 자녀에게 유산증여의 목적으로 화폐 수집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3개 지역에 화폐수집가가 많다고 그는 말한다. 반면 한국은 기념주화를 자주 발행하지 않아 수집가가 2만 명에 불과하다고. 한국은 2018년 동계올림픽 기념주화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행한다. 1차분은 지난해 9월26일부터 10월7일 사이에 예약분 전량이 판매됐다고 한다.

중국 화폐수집가 2천만 명
동대문시장 크기 화폐시장 자랑

중국은 국민의 저축의식 조장과 국가 재정확충의 차원에서 기념금화 중심의 주화를 매월 발행한다. 기념지폐는 지금까지 세 차례 발행했다고 한다. 중국은 특히 기념주화 구매 시 카드 수수료와 부가세를 면제의 혜택을 준다.
중국의 이 같은 적극적인 화폐 발행과 운영시책으로 화폐수집 인구가 2천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이제는 영세서민도 화폐 수집에 뛰어들어 수집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세계 화폐유통업계는 앞으로 중국의 성인인구 중 절반이 화폐수집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북경에는 동대문시장 크기의 화폐거래시장에 600여 개의 화폐 상점이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폐유통시장은 단연 중국입니다. 그래서 매년 네 차례 홍콩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와 싱가포르에서 한번 열리는 박람회에 참가해 부스를 설치합니다.”

한국전쟁 때 참전 병사가
가지고 간 한국화폐 인기 상품

한국지폐 중 6·25전쟁 당시 유통된 화폐는 세계 화폐유통상과 수집가 사이에서 인기 상품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6·25전쟁 발발로 참전했던 16개국의 참전병사들은 한국전쟁 중 무너진 가옥에서 나온 한국화폐를 많이 가져갔습니다. 이들 화폐 중 희소성이 있는 화폐는 1천만 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참전 병사들의 자녀들이 아버지가 가져온 화폐를 박람회에 가지고 나와 값을 모르고 싼값에 내놓아 의외로 싸게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도안이 뛰어나 인기 좋은 중국 기념화폐를 사들이기 위해 참가비가 많이 들어도 꼭 해외박람회에 참가합니다.”

미국이나 오스트리아, 호주 등의 정부도 국민에게 금과 은을 많이 갖게 하고자 기념 금은화를 자주 발행한다고 한다. 이에 미국에서는 홈쇼핑에서 화폐를 사고팔기도 한다고.

도안이 좋아 인기 있는
中 금화는 안정적 수입 기대

기념 금은화의 발행초기 가격은 골드바와 실버바와 비슷하다. 하지만 발행 2~3년이 지나면서 값이 오르는데, 은화는 5~10%, 금화는 3~5% 내외 매년 값이 뛴다. 자금력이 있다면 사서 오래 두는 게 재산증식에 유리하다고 김대표는 조언한다.
“화폐수집에 투자하면 은행이자보다 높고, 주식보다도 투자 안정성이 큽니다. 500만 원 상당의 은화는 무게가 31.1kg, 부피는 사과상자만큼 크므로 장기 보관과 운송이 어려운데, 1천만 원대의 금화는 1온스에 31.1kg의 골드바 7개 무게여서 운반과 보관이 쉽습니다.”

감정평가에 대한 식견이 낮은 초심자는 지폐를 사는 것보다 금은화 등 주화 중심으로 구입하는 게 좋다고 그는 조언한다. 그중 중국시장이 넓으므로 중국 금은화 중심의 재테크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유리하다고.
“취미가 사업이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하지만 미래가 불안한 샐러리맨을 탈출해 사업기반을 잡아 좋습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농촌에서 발견되는 오래된 화폐는 반드시 전문가의 감정과 상담을 거쳐  잘 보관하거나 제값을 받고 팔아야 두고두고 가슴 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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