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르포 - 조류인플루엔자 방역현장을 가다

▲ 계란 출하에 여념이 없는 정훈농장 정기훈 대표.

산란계 4만5천수 사육 안성 정훈농장 정기훈 대표 방역 고군분투

“닭은 폐가 작고 등 뒤에 붙어 있어요. 그래서 밀식을 하면 산소부족 때문에 질병에 취약해 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6만수는 충분히 키울 수 있지만, 닭의 건강을 위해 4만5천수 밖에 키우지 않습니다.”

“평소 소독을 한 번 더 한다는 각오로 소독을 철저히 하고, 겨울철 들어서는 사료 급여량을 약 15% 이상 늘려 나간 것도 주효한 것 같습니다.”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 위치한 정훈농장 정기훈 대표는 안성지역에 사육되던 산란계의 84%가 이미 살처분 된 상황에서 산란계 4만5천수 산란계를 고스란히 유지해 요즘 귀한 대접을 받는 계란을 정상적으로 공급하는 비결을 이 처럼 꼽았다.

농장에서 약 500m 이상 떨어진 특정 장소에서 인천에서 온 상인들이 농장에서 가지고 나온 계란을 그들의 차에 옮겨 싣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솟는 계란 값에 상인들도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은 모습이다.

“언론에서 상인들이 중간마진을 터무니없이 챙기고 있다고 비난하는데, 이는 현실과 전혀 다르다.”며 하소연 한다.

상인 한 명은 작정한 듯 “농협 하나로마트, 오뚜기, 삼립식품 등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 이익을 취하는데, 그 비난을 정부나 소비자들은 애꿎은 우리 영세상인들에게 퍼붓고 있다”며 자신들은 ‘선의의 피해자’라고 토로했다.

▲ 정훈농장 인근 방역초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서운면 주민들.

한편, 정훈농장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 안성시 서운면사무소에서 AI 방역초소를 설치해 지역민들이 방역봉사를 하는 모습도 이채로웠다. 얼마 남지 않은 지역의 닭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주민들도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유난히 전염력이 강해 국가적으로 약 2600억 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최근 AI 바이러스를 빗겨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농가와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다행히, AI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진정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H5N6 바이러스 자체가 워낙 강력한 것으로 평가돼 아직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1월15일부터 AI가 발생한 안성시는 총 350만수의 닭 중 살처분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일 현재, 약 280만여 수의 종계·육계·산란계 등의 닭들이 살처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산란계 피해가 극심해 총 270만 여수의 산란계 중 227만수가 살처분 돼 전체 사육두수 중 약 84%가 땅 속에 묻히고 단지 4농가만이 농장을 운영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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