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면 늘 ‘다사다난’이란 말이 떠오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연초부터 터진 구제역으로 축산농가들이 홍역을 앓았고, 이는 지역축제 취소로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기록적인 여름 폭염은 농작물 생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농민들의 마음을 타들어가게 했다. 몇 년째 태풍 등 기상재해가 한반도를 비껴가면서 쌀농사는 풍작을 맞았는데도 농민들은 풍년의 기쁨보다 쌀값 하락이라는 고통만 떠안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월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국내 농축수산업을 싸늘하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식사와 선물비용의 상한선 설정으로 국내 고품질 농축수산물의 소비는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찬바람이 불면서 우려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에 창궐해 200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살처분됐고, 가금사육 농가들은 사업 존폐의 기로에 놓여있다. 이처럼 올해도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뉴스는 어둡고 무거웠다.

얼마 전 농촌진흥청이 농촌주민의 가정생활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했는데, 만족도 점수가 65.1점으로 보통수준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농촌주민들은 가족원의 건강문제, 경제적 문제, 자녀문제, 노부모와의 문제, 부부문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농업현실을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인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계속된 고통에 이제 무뎌진 것인지. 진정 우리 농촌주민들은 보통정도 행복한 것일까?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