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농업에 도전하는 청년 농부 - 전북 김제 유지혜 씨

▲ 유지혜 씨는 ‘바람난 농부’라는 상호명으로 농한기에 우리쌀·밀빵과 쿠키 등을 판매하고 있다.

도시생활 접고 귀농 후 농업으로 희망 찾아
농기계 운전도 ‘척척’…가공으로 부가소득도

도시생활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농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농촌으로 들어와 재밌고 신나는 농부가 된 여성청년농부가 있다. “아직 젊으니까”를 외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농법을 찾고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밝은 미래 농업을 꿈꾸고 있는 유지혜(33)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농업인으로서 항상 자부심을 느낀다는 유지혜 씨는 현재 부모님이 하시던 쌀, 밀 이모작을 도우며 농한기에는 직접 재배한 쌀·밀로 만든 빵, 쿠키, 케이크을 판매하는 ‘바람난 농부’(상호명)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월 출범한 청년여성농업인CEO중앙연합회의 임시회장으로도 활동하며 청년여성농업인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유지혜 씨를 만나봤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80리를 간다’

나의 갈 길은 농업인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 중국어를 전공하고 중국유학까지 다녀온 후, 2년간 평범한 도시 직장인으로 생활했던 유지혜 씨는 우연한 기회에 들은 평생교육원의 ‘농식품마케팅’이라는 교육을 통해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도 착실한 농부로 살면서 힘겨움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취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농업에 대한 거부감없이 본인이 가야할 길이라는 생각이 잠재해 있었다는 유지혜 씨는 이제 웬만한 기계는 손수 다루는 전문 농업인으로의 길을 차분히 걷고 있다.
기계화가 잘 돼있는 벼농사는 기계를 다루는 인건비가 관건인데 이앙기, 지게차 작업과 밀파종, 건조작업은 유지혜 씨가, 트랙터나 콤바인 작업은 부친인 유기문 씨가, 전체적인 운영과 관리는 모친 신정애 씨가 맡아하는 등 철저히 분업화 돼있다.

26만4462㎡(8만평)에 달하는 농지를 가족운영체계로 하다보니 유지혜 씨가 가세하고부터는 인건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래서 더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유지혜 씨는 농업을 시작하고부터 시간을 원하는 대로 조정해 쓸 수 있어서 가장 좋다고 말한다. 물론, 농번기에는 하루 17시간씩 일할 때도 있지만 일정시기만 지나면 나머지 시간에 자기계발이나 여행도 즐길 수 있어 그 어떤 직업보다 매력적이라 생각한다고.

농외소득 등 다방면으로 농업을 말하다
본인이 농사지은 쌀과 밀로 만든 빵과 쿠키, 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하므로 농외소득도 올리고 우리쌀과 밀 등 건강먹거리로 우리농산물을 더욱 홍보하고 있다.
항상 “나는 농업인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유지혜 씨는 서른을 넘기며 꿈꿨던 강사의 길도 걷고 있다. 중학생 진로교육 특강이나 소비자교육 등 여러 곳에서 강의 의뢰가 종종 들어오는데, 유지혜 씨는 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깨고 비전있고 다양한 농업의 세계를 알려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새로이 출범한 청년여성농업인CEO중앙연합회를 통해 여성농업인들이 서로 교류하며 배움의 장으로 삼고 직거래장을 넓히는 등 더 나은 농촌환경을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80리를 간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유지혜 씨.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그 덕을 보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속뜻처럼 “더불어 행복해지고 잘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최종적인 꿈”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의 상호명 ‘바람난 농부’처럼 신바람나는 농사로 날로 쇠약해지는 농촌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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