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농업인 안전재해 관리 해법을 찾자’

안전한 농촌…농작업 시 철저한 준비운동 필수
 재해보험, 두려워말고 가입한 뒤 목소리내야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지원할 터”

올해부터 농업인들을 안전재해로부터 지키기 위한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이 발효됐다. 법으로 농업인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농어촌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귀농·귀촌인 등의 농촌 유입률은 현저히 낮다.
본지는 농촌의 리더로서 농업을 생산적으로 이끌어야 할 농업인들이 왜 보험을 기피하고 있는지 또 생산적 복지와 연계해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지 ‘농업인 안전재해 관리 해법을 찾자’는 주제로 관련 전문가와 농업인 등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토론회 참석자
•좌     장 : 임평자 본지 사장
•주제발표 : 이경숙 팀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인안전보건팀)
•토 론 자  : 강혜영 과장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정충섭 과장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
                 김영문 교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노상철 교수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배점순 회장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
                 홍종숙 소장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 이경숙 팀장

■ 주제발표 - 농업인 안전재해 관리 해법을 찾자
    : 이 경 숙 농촌진흥청 농업인안전보건팀장

“농어업인 안전보험법, 사회보장법으로 미흡”

도시민들이 생각하는 농촌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근무시간을 자율자재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농사일을 하면 많은 부분에서 고민을 갖게 된다. 실제 통계치를 봐도 전체 산업인 중 농업이 가장 열악한 환경이며, 산재보험 가입율도 1800만 명 중 6만 명 뿐이다.

현재 농촌은 갈수록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 2인 미만의 가구가 70~80%를 차지하며 대부분 70대를 넘었다. 때문에 응급처치를 통해 바로 고칠 수 있는 병도 혼자 혹은 따로따로 일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중대 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요즘 신문에 간간이 나오는 농촌 사건사고를 보면 양로원 질식사, 노지에서 일하던 노인의 열사 등 사망사고가 빈번하다.

현재 농촌의 의료기관 대부분은 도시보다 환자를 1.8배 더 받고 있다. 그만큼 농촌의 의료기관의 수는 현저히 적다. 게다가 농촌은 하루 10회 미만으로 대중교통이 운행돼 도심의 병원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농업인을 위한 법률이 만들어졌지만 사회보장법으로는 아직 미흡하다. 법이 만들어진 건 매우 고무적이며, 알다시피 아는 사람만 가입하고 있어 가입률이 낮다. 특히, 보험이 꼭 필요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정보에 어둡거나, 돈이 없어 과도한 농작업에 노출된 열악한 환경의 저소득층이다. 그들이 당연하게 가입할 수 있는 제도가 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부족하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가가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임평자 사장 농작업시, 보호장비 철저히 착용해야
강혜영 과장 농업인, 안전재해보험과 농업안전보건센터 적극 활용하길
정충섭 과장 혼자가 아닌 여럿이 일해 큰 피해 막아야
김영문 교수 예방교육 통해 보험료 인하 대책 마련
노상철 교수 신체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도 같이 고려돼야
배점순 회장 맞춤형 농작업 보조구, 소형 농기계 교육 확대되길
홍종숙 소장 안전재해 제도와 지원사업 적극 홍보할 것
이경숙 팀장 농업인력의 적극적인 유입…안전보건정책 강화해야

 

▲ 강혜영 과장

-강혜영=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의 안전 재해 예방과 관리를 위해 ‘농업인 안전재해보험’과 ‘농업안전보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농업인 안전재해 보험은 농업인이 농작업 중 재해를 입는 경우 신체나 재산에 대한 손해를 보상해 농업인의 경영과 생활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로 보험료의 50%를 국가가 지원하고 있지만 가입률은 극히 적다.
특히 농기계 사고는 매년 1500여 건이며 교통사고는 연간 4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기계보험 가입률 또한 4.4%에 불과하다. 그중 경운기 사고가 약 50% 이상을 차지함에도 가입률은 0.18%다.

농식품부에서는 현재 6개 대학병원에 ‘농업안전보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관절염과 외상, 농약중독 등 농업인 유병율이 높은 질환에 대해 조사·분석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정부에서 만든 기관을 활용하는 것보다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농업인이 재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안전수칙을 지켜 농작업을 수행하는 자세다.

▲ 정충섭 과장

-정충섭= 농작업 안전과 관련된 많은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역할 정립이다. 현재 농작업 안전은 법과 보험 중심으로 돼 있는데 그걸 예방 중심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충분히 예방에 대해 인식하면 재해를 굉장히 줄일 수 있다.
또한 농업인의 안전에 관해 국회에서 예산 설명을 하면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각 기관에서 발의한 정책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이런 부분에 있어 법을 명확히 구분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급변하는 농촌환경에 맞춰 대응책도 하루 빨리 제시해야 하고, 농업인들도 교육에 적극 참여해 실천해주길 바란다.

혼자 일을 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으니 적어도 2인1조로 일을 하고, 운동법도 실천해야 한다. 거기서 더 나아가 농업과 관련된 공무원들도 교육을 받아 보다 적극적으로 농업인들의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농작업 재해예방하면 보험제도 도입이 강조되나 보험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농업인의 자각을 위한 교육 시범사업의 추진과 더불어 관련 기술의 개발 등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김영문 교수

-김영문= 농작업 예방에 관한 연구를 해본 결과, 예방에 1000만 원을 투자하면 25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 때문에 보험제도에 예산을 투자하기 보다는 예방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하지만 안전재해 관리 해법의 목표지점은 예방만이 아니다. 힘들게 일하는 농업인들이 도시민들처럼 보험료를 받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농업을 하면서도 도시근로자처럼 산재보험을 받으려면 가입률을 높여 농업인도 안전과 관련된 대책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에 알려야 한다.

올해 농식품부에 예방교육에 참여를 하면 보험료를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험회사가 약관을 고쳐 보험료를 할인해주면 많은 농업인들이 예방 교육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보상과 예방이 실제로 이뤄져 농업인들이 작업을 할 때는 사고위험 없이, 사고발생 후에 일을 못하는 것에 대한 근심이 없도록 복지가 향상돼야 한다.

▲ 노상철 교수

-노상철= 병원을 찾는 농업인들 중 농촌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07년에 나온 유엔개발 계획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과 여성이 하루 얼마나 일하나 조사했더니 일반인 경우 남성 7시간, 여성 7시간30분이었다. 농촌지역은 남성이 10시간35분이며, 여성은 11시간이 넘어갔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시군농업기술센터와 농촌진흥청에서 ‘농작업 안전모델 시범사업’을 10년 동안 진행했는데, 정신건강 삶의 질분야에서 우울증, 스트레스 등 모든 항목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단국대 충남 농업안전보건센터가 농약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농약 대부분은 남편이 뿌리고 여성농업인들은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문제는 보호구, 마스크, 방제복 등의 보호장구는 남성이 착용하고 여성의 착용률은 낮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이 농부증 등의 증상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법과 보험, 사회적제도를 강구하는 것도 방편일 수 있고, 농촌현실에 맞는 맞춤식의 보건의료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정책적으로 농촌 현실이 너무 열악하므로 지원 대책을 다각도로 강구해 농촌 삶 평균의 질을 높여야 한다.

▲ 배점순 회장

-배점순= 점점 사회에서 여성 농업인 역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로컬푸드와 전자상거래 등은 모두 여성농업인이 주도하고 있다. 여성농업인도 남성농업인 못지않게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고,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여서 일을 하고 있다. 밭일을 하면서 손가락이나 손목, 팔꿈치, 어깨 등 반복되는 작업이 너무 많아 특정 신체부위에 무리가 간다.

게다가 영농활동에 종사함과 동시에 가사노동의 부담까지 지고 있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등 건강관리에 소홀하다. 또한 보호장구가 부족해 남편이 마스크를 끼고 여성들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농약을 뿌릴 때가 많아 당국에서 농약 살포시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농작업을 할 수 있나에 대해서도 생각 해주길 바란다.
여성인구가 늘어나고 영농참여율이 높아짐에 따라, 맞춤형 농작업 보조도구, 고령농의 안전을 위한 농약안전사용기술보급, 야광조끼, 여성맞춤형 소형농기계 교육 등 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 홍종숙 소장

-홍종숙= 농업인들의 재해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농약으로 인한 재해사고, 농기계 사고, 농작업 안전사고, 농업시설물을 관리·운영하는 데서 나오는 사고 등이다.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농업인 스스로가 아프지 않고 농사를 지어야 충분한 소득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교육을 하면 유형별로 재해 예방 동영상이 충분히 제작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농업인 안전재해에 대한 농업인이 교육도 받고 재해에 대해 안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농촌에 가면 알다시피 혼자 농사짓는 분들이 무척 많다. 그중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심폐소생술 교육은 농촌에 꼭 필요하다. 이외에도 제일 많은 농기계 사고는 좁은 농로길과 경사진 농로에서 트랙터를 운전할 때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경사로 낮추기, 농로길에 위험 경고 표시판을 부착하는 것이 필요한다.
농작업 안전 장비 개발해서 보급하고, 농약 방제복을 맞춤형 신소재로 만들어 착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이 하고 많은 농업인들이 안전재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겠다.

-임현옥(청중토론/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얼마 전 농사를 짓다가 허리를 다쳤다. 중증은 아니지만 아마 장애로 남을 것 같다. 일을 하다 다친 것인데 농업인도 도시민처럼 산재보험을 받을 수 있나?

-이경숙= 장애등급에 따라 보상 금액이 정해지기 때문에 정확한 복지급여는 모르지만 농협에 진단서를 제출하면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현재 보험으로 지급되는 병원비도 150만~200만 원으로 상한선이 있다. 보통 병원을 가면 자부담이 1만 원 안팎이라 서류를 떼고 농협을 가는 게 귀찮고 불편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귀찮더라도 시도해 농업인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 임평자 사장

-임평자= 보험에 가입해 권리를 찾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농업인들에게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농약 사용 시 보호장비를 꼭 착용하라는 것이다. 착용 비율이 현저히 낮은데, 몸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보호장비를 통해 자신의 몸을 지키길 바란다.

-서경란(청중토론)= 농업인들, 특히 여성들이 일할 때면 자존감이 떨어질 때가 많다. 거기서 오는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정신적 건강 악화를 초래한다. 힘들게 일 할 때면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교육 등이 많이 필요하다.

-홍종숙= 농업인 안전재해 감소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여성농업인들이 참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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