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김세중 교수

모유수유 않거나 과도한 음주,
장기간 야간근무자, 미혼녀 위험군

가족력 있는 여성에게 빈발…
생리 뒤 반드시 자가검진 필요

여성에게 유방은 어머니가 되면서 모유수유의 소중한 기능을 한다. 또한 유방은 여성의 관능미를 표출해 낸다는 점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신체부위다. 하지만 이 소중한 유방에 암세포가 침투해 유방암이 발생될 경우,
신체손상 못지않게 마음의 상처도 엄청나다.
유방암에 대한 정보와 치료법을 알아보기 위해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의 김세중 교수를 만났다.

장기간 피임약 복용, 늦은 출산
비만·음주·서구 식단 등이 원인

“여성들에게 발병하는 암 중에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 유방암인데, 연간 2만여 명이나 됩니다. 유방암의 발병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유방암은 일생동안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발생률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이른 초경에 이은 늦은 폐경으로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장기간 피임약 복용과 만혼(晩婚)에 의한 늦은 출산, 미혼이나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도 유방암 발생이 증가합니다. 그밖에 서구화 식단인 패스트푸드 과다 섭취로 빚어지는 고지방, 고칼로리와 비만, 과도한 음주, 장기간 야간근무 등이 유방암 발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서구화 식단으로 40대 여성에게 유방암이 많으며, 60대 중후반의 여성들도 많이 발병하고 있습니다.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에 의한 유방암 환자도 약 5~10%나 됩니다. 따라서 유전력을 지닌 가문의 딸과 자매들은 일반인 대비 발병 위험도가 2~3배 높으므로 조기 검진을 통해 발병여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합니다. 미국의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이런 유전적 가족력을 지닌 탓에 미리 유방 절제수술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죠.”

생리 끝날 쯤 유방 만져
멍울이 잡히는지 살펴야

유방암은 자가검진으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40대 이후 유방을 만져서 잡히는 게 있으면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대부분의 멍울은 통증이 없는데, 멍울이 딱딱하고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고.

“멍울이 느껴지려면 최소한 1㎝이상 돼야 하는데, 1㎝ 크기의 멍울이 생기려면 최소 6년이 걸립니다. 그 후 2㎝ 크기로 자라는 데는 불과 1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로 미뤄보면 유방암은 발생 이후 급진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리가 끝난 뒤에는 늘 자가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살펴야 합니다. 또 유두를 통해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올 경우에도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유방의 굴곡이나 모양이 변하거나 피부가 함몰되는 경우에도 유방암이 의심되는데, 이런 증상이 발견되면 지체없이 전문의로부터 진찰을 받고 유방 촬영과 초음파로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수술·항암·내분비·표적·방사선치료 등
유방암엔 5가지 치료법이 있어

유방암의 치료에는 수술적 치료, 항암치료, 내분비치료, 표적치료, 방사선치료 등 다섯 가지 치료법이 있다고 김 교수는 소개했다.
수술적 치료에는 유방전절제술(乳房全切除術)과 유방보존부분절제술 등 두 가지로 나눠진다. 수술 기술이 취약했던 종전에는 유방 전부를 도려내는 전절제술이 성행했으나 최근 들어 기술이 발달해 2000년 20.9%이던 유방 부분절제수술의 빈도가 2013년에는 67.1%로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유방암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수술 전에 항암주사를 먼저 투여해 크기를 줄인 후 부분절제술을 시행한다고 한다.

항암주사는 수술 전에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 후에 재발위험이 높은 환자, 또는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때 여러 가지 약제를 병합해 사용하는데,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중단하면 효과가 감소된다고 한다. 따라서 치료가 시작되면 끝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약 70% 정도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암세포가 성장하게 되는데, 내분비치료는 항호르몬 보조요법으로 여성호르몬이 생성되지 않게 하거나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내분비치료는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에스트로겐 양성인 환자에게는 항암치료를 끝낸 뒤 보통 5~10년간 투약하게 된다.

표적치료는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인 성장인자 수용체의 발현을 집중적으로 막는 치료다. 이때 선택적으로 억제약물을 주사하는, 말 그대로 한 인자대상을 집중 표적주사 하는 치료이다. 1년간 3주 간격으로 18번 주사를 하게 된다. 종전에는 치료비용이 5천만 원이란 큰돈이 들었으나, 최근에는 건강보험 혜택으로 환자가 5%만 부담하면 되므로 250만 원 정도면 치료가 가능하다.
방사선치료는 유방절제술 후 혹시 수술부위에 남아있을 지 모르는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수술부위의 재발 또는 뼈, 뇌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경우에 완화요법으로 사용한다고.
“유방암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른 신체 부위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가 있는데, 폐로의 전이는 15~25%, 뇌 5~10%, 간 10~15%, 뼈로의 전이가 20~60%에 이릅니다.”

패스트푸드 과다섭취에 따른
40대 비만남성도 발병 가능

유방 절제수술을 받게 되면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유방 복원에 관심이 많은데, 최근에는 대부분 절제수술 즉시 복원을 하게 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절제수술 뒤 2~3년 후 복원수술을 하게 되면 환자들의 만족도가 큽니다. 이때 복원수술 비용은 대략 500만 원 정도입니다.

유방암은 치료 뒤 10년 후에도 재발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초기 2년까지는 6개월마다 검진을 받고, 그 후 매년 한 차례씩 10년이 될 때까지 계속 검진을 받아보며 완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한편, 유방암은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김 교수는 경고했다. 40대 전후 후 젊은 남자 중 패스트푸드 섭취과다로 인한 비만자들에게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방 잃은 상실감으로 우울증…
사랑과 웃음으로 치유해줘야

유방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들도 소중한 신체부위인 유방을 잃었다는 상실감과 좌절감으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우울증의 여파로 심하면 이혼하는 경우도 있다고.
“유방을 잃은 아내의 불만을 묵묵히 들어주고 사랑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사노동과 자녀교육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 웃음꽃을 피워야 합니다. 특히 아내는 스스로를 격려하며 잘 헤쳐나가고 있음을 적극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치의와의 권고를 잘 따르고 같은 고민을 겪는 환자들의 모임에 적극 참여해 정보를 나누며 위로를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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