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국회 국정감사 -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 지난 5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는 농협의 부실 방만경영보다 김재수 농식품부장관에 대한 농협의 대출금리 특혜 여부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지리하게 진행됐다.

김재수 장관 옹호 vs 비판으로 여야 뜨거운 공방

농해수위의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렸다. 농협 국감에서는 농협중앙회의 부실경영이 뭇매를 맞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김재수 농식품부장관의 농협 대출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전을 펼쳤다.
이밖에도 임직원의 고액 연봉과 방만 경영 등 농협중앙회의 고질적인 병폐는 물론, 사업구조 개편 이후의 손익 문제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 서천)은 “김재수 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농협 주택담보 대출 금리 특혜에 대한 농협의 부정확한 답변으로 김 장관이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매도 당했다”며 농협은행장을 일으켜 세웠고, 김 장관의 농협 대출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했다.

같은 당 권석창 의원(충북 제천 단양) 역시 농협은행장에게 “공무원에 대한 농협의 우대금리가 보편적인 행태에 해당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장은 일반적 기준과 대출심사를 통해서 금리가 결정될 뿐이고 특혜와는 거리가 멀다고 답변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 을)은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김재수 장관의 1.42% 주택대출 금리는 물론 신용대출 1.82% 금리가 전체 농협 대출자의 0.04%에 해당하는 특혜금리”가 확실하다는 종전 주장을 거듭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농협 신용대출 상위 10명의 명단(김 장관은 6위에 해당), 신용대출 저리 대출자 상위 30위 명단(김 장관 28위)을 공개하며 특혜대출이란 점을 부각시켰다.

같은당 이개호 의원(담양 함평 영광 장성)도 김재수 장관의 우대금리 문제에 대해 “김 장관의 우대 금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해했지만 농협과의 직무 관련성이 더 문제다”고 주장했다.

산적한 농협의 부실경영 책임 질의에 앞서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의 주택자금과 신용대출에 대한 여야의원의 비호와 비난으로 고성까지 오가며 농해수위 국감장은 한때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농협의 방만경영도 국감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상록을)은 농협중앙회가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법인카드 사용액 638억원 중 21.6%에 달하는 138억원을 밥값으로 사용돼 접대성이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당 김현권 의원(비례)도 “농협의 법인카드 사용액이 직원 1인당 2천만원 수준”이라면서 방만 경영의 표상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농신보의 정규직 직원 평균급여가 1억1300만원으로 신보와 기보 보다 3천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라면서 “농신보가 농협의 마피아”라고 지목했다.

농협이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장애우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부족하단 지적도 있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고흥 보성 장흥 강진)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농협중앙회의 간부급인 M급 이상 145명 중에 여성은 단 한명에 불과한데, 비정규직은 오히려 여성이 53%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장애인, 여성, 고졸자, 이공계에 대한 농협의 인식 수준이 시대정신을 인식하지 못한 역행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하며 종합국감 때까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경남 진해)은 농협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어겨 25억원의 미이행 부담금을 내고 있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김병원 농협중앙 회장은  조직의 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김철민 의원도 역시 농협의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농협의 쌀값 안정을 위한 역할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경북 성주 고령 칠곡)은 “쌀 값 하락과 김영란 법으로 농민들이 생산의지마저 잃어버리고 있다”면서 농협이 농업소득과 농가소득 향상에 주력하면서 삶의 질 향상에도 힘쓸 것과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에 대한 농협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전남 광양 곡성 구례)은 올해 쌀 수급정책에 대해 농협의 정부에 대한 요구는 무엇이고 농협의 대책 방안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김병원 회장은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의 구곡 시장 격리가 시급하고, 2014년 구곡에 대한 시장 격리도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전북 김제 부안)은 쌀 소비촉진의 방안으로 대북 지원 의향을 물었다. 이에 대해 김병원 회장은 “정부와 의논할 사안”이라면서 “농업인과 함께 정부에 건의해 볼 수도 있는 문제”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농협의 신경 분리 이후의 사업 손실에 대한 질타도 있었다.

이개호 의원은 농협 신경분리 후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최근 3년 새 반토막 났고 부실채권은 2배로 늘어나는 등 농협은행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캐물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천안 을)은 “농협은행의 경영평가 결과 신용등급이 건전성과 수익성의 부실한 자산관리로 인해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락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농협은행의 부실여신 대손충당금 적립율도 79%에 불과해 시중은행의 143%에 비해 현격한 차이가 있다면서 혁명적 수준의 개선방안을 촉구했다. 또한 전국 지역 농·축협 245개 조합 중 96개 조합이 한진해운에 투자했고 투자액은 총 1085억원에 달해 부실로 이어진 점도 지적하며 대비책 마련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책 제안을 펼치는 의원도 있었다.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 청도)은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가입률이 낮은 원인에 대해 질의했다. 지난 3년간 재해보험가입액은 7천8백42억인데 비해 보험금 지출액은 2천3백여원으로 5천4백여원 수익을 낼만큼 재해보험의 영업이익이 많다면서 정책개선방안으로 병충해도 재해보험의 보장 범위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또한 이 의원은 “재해보험이 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단년도 소멸성 보험”이라며 “무사고 환급제도를 도입하면 보험가입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조합장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회장 직선제 선출방식에 대해 농협중앙회 회장의 의향을 물었다. 김병원 회장은 “직선제 선출에 적극 동의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도 농협 국감의 단골메뉴인 농협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의 경제사업 영업실적 부진 문제가 거론되는 등 조합원인 농업인의 행복과 실익 추구를 위한 농협 본연의 역할을 찾으라는 의원들의 당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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