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 가면....정읍 황토현다원 박정옥 대표

▲ 편백나무와 소나무 아래 차밭을 조성한 박정옥 대표

그윽한 향에 순한 맛, 황토밭에서 키운 자생차 생산과 체험으로 이룬 6차산업

정읍 황토현은 동학농민혁명운동의 지도자 전봉준이 처음으로 관군과 대치해 대승을 거둔 유서 깊은 곳으로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있는 곳이다.
황토현 다원은 기념관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소용돌이 치는 역사의 현장을 돌아본 후, 잠시 고요히 차 한잔을 앞에 두고 마음을 추스르기 맞춤한  곳이다. 이곳을 가꿔온 박정옥 대표는 정읍 자생차의 역사성부터 들려준다

“정읍은 예로부터 자생차로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요.”
정읍 자생녹차는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지리지에 세종대왕 당시 각도 군현 토산품에 관한 기록 중 정읍 차에 관한 기록돼 있다. 정읍 고부군에서 약재로 작설차를 생산했다는 기록과 정읍현에서 지방특산품으로 차를 바쳤다는 기록이다.
땅심 좋은 붉은 황토에 편백나무와 소나무가 있던 곳을 박 대표의 정성으로 아름다운 다원으로 만들었다. 이곳의 차나무들은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나무들 아래서 자라서 맛과 향이 더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새벽에 이슬을 품은 차나무 숲을 거닐 때면 그 향에 취해 ‘천국이 바로 이곳이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희열을 느낍니다.박 대표는 정읍 지역에 특화사업으로 역사성이 있는 차 사업을 시작할 당시인 2004년에 약 4ha의 기존의 나무가 심어져 있던 황토땅에 차밭을 조성했다. 그리고차 수확량에 연연하지 않고 올곧은 한마음을 갖고 친환경으로 차나무를 가꾼 덕에 스타팜 지정도 받았다. 또한 2010년 대한민국차 품평대회에서 300여업체 중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소비자기호도 평가에서도 표창을 받았다.

▲ 정읍 황토현 다원은 다도 예절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장을 갖추고 있다.


“제초제를 쓰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잡초와의 전쟁을 치르다보니 손에 흉터가 어디 손을 내놓기도 부끄럽네요. 하지만 손수 농사 짓는다는 표시로 알아주시더라구요”
정읍은 차 재배에 있어 북방한계선인 지역으로 차 재배 지역 중에서 일교차가 가장 큰 지역이다. 2월 무렵에는 서리 피해가 생기는 지역이지만 다행히 큰 나무들이 서리피해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향이 깊고 순한 차 맛을 지니게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차 종류로는 녹차는 물론 황차, 개똥쑥차, 구절초꽃차, 뽕잎차, 연잎차를 생산하고 있다. 
체험객은 한해 천여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특히 약용식물연구원 등의 전문가들이 조성된 차밭을 견학하러 오기도 한다.
“어린이집 꼬마 녀석들이 찾아줄 때가 무척 반가워요. 정읍에만도 어린이집이 100여곳 있는데 일주일에 2~3 곳에서 방문합니다.”어린이들에게 이곳 차밭은 메뚜기가 뛰노는 살아있는 자연 학습장이 된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사마귀도 있고 소금쟁이도 쉽게 만난다.

체험으로는 차잎 따기와 덖기, 다도예법은 물론 생활예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다도 수업을 위해 다도사범 자격증을 취득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아이들이 차 맛을 무척 좋아하는 게 퍽 신기해요. 온수보온통 한 가득 미지근하게 차를 끓여놓으면 뛰놀다 먹고 또 먹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요.”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다원에 가득히 울려 퍼질 때, 박 대표는 힘든 세월이었지만 다원을 잘 가꿔놓았다는 보람을 느낀다.
“차 수확기에는 인력이 많이 필요해 주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또한 차 밭은 자체가 경관농업이기도 하지요.”

박 대표의 다원은 이렇게 농업농촌의 일자리 창출과 환경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편 박 대표는 정읍 자생차의 대중화를 위해 녹차로 만든 황차묵을 개발해 특허 를 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읍의 특산물인 자생차를 널리 알리고, 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차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차의 대중화가 기여하고 싶습니다.”
농촌여성으로 농촌을 가꾸고 지켜온 박정옥 대표는 한국생활개선정읍시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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