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농촌여성 생활안전

▲ 농촌에는 차도와 인도, 농기계 주행로의 구별이 없는 길이 대부분이어서 교통사고시 인명피해가 크다.

■농촌여성신문-한국언론진흥재단 기획특집 : 소외되는 농촌여성의 삶, 함께 나누며 풀어가자
   ④ 소외된 농촌 생활안전, 문제와 해법은…

농촌여성, 교통·화재·범죄에 더 취약
안전처 조사 ‘지역안전 지수’ 농촌지역 등급 낮아

교통...  인도 없는 농촌도로,
          농촌에선 차만  타고 다니란 건지?

우리지역은 얼마나 안전한가?
지역안전지수 등급이란 게 있다. 화재와 교통사고 통계를 근거 삼아 국민안전처에서 산출한다. 2013년 안전처에서 발표한 지역안전지수 자료에 의하면 전국 시군구 가운데 서울 강동구·송파구, 경기 부천시·수원시, 부산 기장이 화재와 교통사고 분야에서 안전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지역에선 오직 충북 증평군이 안전 수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다.

반면에 안전 수준이 낮은 곳의 대부분은 농촌지역이었다. 교통사고 분야에서는 경북 영천·상주시, 충북 보은·영동군, 경남 의령군의 안전수준이 부산 중구, 대구 동구와 함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통 안전지수는 인구 1만 명당 사망자수 지표가 등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어서 안전지수가 낮다는 것은 인명 피해가 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일까? 농촌 지역을 차로 운전하다보면, 차가 쌩쌩 다니는 도로 한 옆을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가끔 볼 수 있다. 농촌지역은 차도와 인도의 구별이 없는 길이 대부분이다. 차가 속도를 줄여 천천히 운전해야 하지만 차량과 사람 통행이 적으니 자연 속도를 내기 쉽다. 농어촌 도로 곳곳의 ‘보행자·농기계주의’라는 교통 표지판만으론 대책이 될 수 없다.

“농촌 지역에도 보행자 전용의 인도가 필요해요. 횡단보도 역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무단 횡단이 다반사입니다.”서울 삼성동에 사는 주부 이모 씨는 몇 년전 충남 병천 친청에 가서 도로를 건너다 당한 교통사고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렇게 얘기한다.
통계에 의하면 농어촌의 교통사고율은 도시에 비해 낮지만 교통사고 당 사망률은 도시보다 훨씬 높다. 특히 노인의 사망사고율이 높다. 농어촌에서의 차량 속도가 도시에 비해 빠르기도 하지만 도로의 안전시설 설치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시현 선임연구위원은 “농어촌의 고령화율이 이미 20%를 넘어서고 있는 이때, 고령자가 보다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어촌 정책의 큰 과제”라며, “차량의 통행을 위한 새로운 도로 보다 농어촌에 사는 가까운 사람들이 안심하고 쉽게 오갈 수 있도록 농어촌 도로를 고쳐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토교통부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농촌지역 교통안전 지원사업’을 추진해 마을 주민에 대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보행사고 예방을 위한 야광지팡이 등 안전용품 지급하고,  농기계와 자전거가 야간에도 잘 보이도록 후부반사판(형광반사지)을 부착하는 사업을 펼치며 농촌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인구의 고령화, 도농복합지역 등의 증가에 따른 농촌지역의 차량 통행량의 급증으로 인해 농작업 관련 이동 중 교통사고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농촌지역의 교통안전과 보행자 전용도로 설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범·치안에 취약한 농촌마을…
그래도 우리마을은 괜찮아~

범죄...  나날이 흉흉해지는 인심에
          농촌마을도 범죄 늘어나

도시에 살다 농촌지역으로 간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 중에 가장 큰 하나는 치안이다. 그래서 낮이나 밤이나 도시에서의 습관처럼 대문을 꼭 걸어 잠근다. 하지만 기존 시골에 살던 사람에게 이런 풍경은 낯설다. 대문을 활짝 열어두고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아는 마을사람들끼리 문까지 걸어 잠그고 생활하는 것이 왠지 인심 사나워 보여 흉을 볼 수밖에 없다.

“우리 동네는 범죄가 없어요. 그냥 이렇게 다 문 열어놓고 편하게 지내도 도둑 한번 든 적이 없어요.”
범죄없는 마을이란 천안 동평리의 마을 주민이 자랑스럽게 마을 자랑을 한다. 기존 농촌지역 주민들은 예전의 평화로움만을 생각해 범죄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래 들어 치안망이 허술한 농촌지역에서 부쩍 각종 범죄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매스컴을 오르내린다. 수확철에는 마늘, 고추, 인삼 하물며 말리고 있는 알곡까지 싹 쓸어가는 도둑질도 성행한다.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 요즘 들어 농촌 마을도 방범등과 CCTV를 설치한 지역이 늘고 있지만 예산이 충분치 않아 도시처럼 촘촘히 정책을 펼치기엔 무리가 따르기에 도시 지역보단 치안과 방법에 취약하다. 특히 요즘들어 4대 범죄인 강도, 절도, 폭력, 성폭력이 발생 사건이 농촌지역에서 많아지고 있다.

지난 5월 충북 증평에서 발생한 80대 할머니 살인사건 등의 경우처럼 세상은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점점 더 흉흉해지니 경찰서도 멀리 떨어진 농가주택에 사는 어르신들은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지자체마다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등의 제도적 장치가 있고, 각 지역 복지관등에 소속된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담당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해 건강과 생활환경불편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관리자 수가 한정적이고 수혜 대상자도 매우 제한적이라 실효성에 있어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는 독거노인의 집 안에 센서를 달아 노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시스템 구축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세대당 25만~30만 원인 설치 비용 전액을 나눠 부담한다. 지난해까지 충북도내 독거노인 4000여 가구에 이 시스템을 설치했고 올해도 500개를 추가로 설치한다. 그러나 행동 하나하나가 감시당하는 기분이 드는 등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아 의외로 신청자가 많지 않다는 게 도 관계자의 말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고령의 홀몸어르신 집 앞에는 반드시 꽃화분을 키우도록 법으로 정해져있다고 한다. 만일 집앞 식물이 시들어 있으면 그 집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초인종을 눌러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가 된다. 충북 단양에도 이와 비슷한 독거노인 가정 야쿠르트 배달사업이란 게 있다. 민간 차원에서 조성한 기금으로 야쿠르트를 구입, 독거노인들에게 배달하면서 ‘밤새 안녕’을 확인하는 취지의 사업이다.
오직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만이 범죄 예방의 지름길임은 너무나 당연하다.

화재... 화목보일러 사용
         화재위험 상시 노출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화재경보기가 2017년 2월4일까지 우리나라 전 세대에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하고 각 지자체별로 이의 홍보를 위한 집중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특히 다가오는 겨울철 농촌지역에서는 화목보일러 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화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농가주택은 도시의 아파트에 비해 열손실이 많은 구조로 돼 있다. 외부에 노출된 공간이 많아 난방비가 비싼 기름이나 가스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농촌 주택에선 화목보일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완주에 사는 김모 씨는 지난해 겨울 발생했던 화목보일러 화재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몇 년째 사용하던 보일러 연통에 쌓인 타르로 인해 불길이 번진 것. 다행히 그날 뒷집에 사람이 있어 연기 나는 것을 신고해서 큰 불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화목보일러가 설치된 뒷마당에 LPG가스통도 있어 하마터면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사고였다.

“천만다행이죠. 인적 드문 농촌마을에는 불이 나도 발견이 더딜 수 있어요. 또 소방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 화재 대응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데  정말 운이 좋았어요.”
화재에 취약한 고령의 가구가 많은 농촌 마을일수록 소화기를 반드시 비치하고 사용법 등을 숙지시키는 소방안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자체에서도 농촌의 화재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천시의 경우 농촌지역의 생활안전을 위해 화재경보기 달아주기 행사를 계속해 진행하고 있다.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고령화로 인해 안전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 화재발생 전단계인 연기를 인식해 경보음을 내서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소화기 의무 설치에 대해 아직까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 좀 더 많은 홍보와 지도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농촌에서 발생하는 사고 중 가장 빈번한 사고가 미끄러짐에 의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농촌에는 왜 미끄럼 사고가 유난히 많을까? 도시와 농촌의 생활환경, 기반시설의 차이를 생각하면 해답이 간단하게 나온다. 농촌의 길은 비포장이 많다. 자연히 울퉁불퉁할 수 밖에 없다. 비라도 내리면 물이 차 빠지지 않아 며칠씩 흥건히 물웅덩이를 이루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고 유형을 보면 밭고랑에 미끄러져 허리가 골절되는 경우, 손을 지면에 짚다가 손목 타박상이 발생한 사고, 흙에 미끄러지면서 허리 요통이 발생하는 사고,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추락해 발목을 삐는 사고, 발을 잘 못 디디며 발목이 삐이는 사고, 삽질을 하던 중 넘어지는 사고, 농약을 치던 중 뒤로 넘어져 허리가 삐는 사고, 논두렁에 허리를 부딪혀 허리를 삐는 사고, 비료 살포 중 논바닥으로 넘어지는 사고, 낫을 쥐고 이동 중 낫에 손가락을 베이는 사고, 풀베기 작업 중 발이 미끄러지는 사고, 수확물을 건조기에 넣다 뒤로 넘어지는 사고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물론 농작업 중에 일어나는 사고도 많지만 농촌 생활환경의 특성상 일어나는 사고들이 많아 농촌생활 속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항상 요구되고 있다.

농촌생활 더 안전하게~

# 생활안전지도 앱
각종 안전정보(범죄, 재난 등)을 지도 기반의 생활안전지도로 구현해 국민들이 스스로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국민 개개인이 생활주변 위험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유한 필수적인 안전정보 (교통, 재난, 치안, 맞춤안전)를 지도상에 통합해 PC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활주변의 안전정보를 사고 발생빈도 및 발생가능성에 따라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은 붉은색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은 흰색에 가까운 색으로 표시해준다.

# 119신고 앱
‘119 신고앱’은 긴급상황 발생 시, 신고자가 최소한의 동작으로 119에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 MMS나 SMS를 통해 신고자가 있는 지역 상황실로 정보가 전송되는데, GPS 혹은 기지국을 기반으로 위치정보까지 함께 전달되기 때문에 긴급 시에 최대한 빠른 출동을 도와주는 실생활형 앱이다.
신고기능 외에도 소화기와 소화전 사용법, 심폐소생술 등 소방안전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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