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 여성정책 10년의 변화, 희망스런 농촌 - ① 농촌여성의 기를 살리자!

농업인구의 절반은 여성이다. 이는 농촌의 주역으로 여성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이 같은 농촌의 사회현상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 1월 제4차 여성농업인육성 기본계획(2016~2020년)을 발표했다. 4차 기본계획은 ‘실질적 양성평등으로 여성농업인의 행복한 삶터, 일터 구현’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1년도에는 제3차 여성농업인 육성기본계획(2011~2015년)이 ‘창조성, 전문성, 리더십을 겸비한 여성농업인 육성’과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으로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 이라는 두 가지 비전을 갖고 시작됐다.
3차와 4차 기본계획의 비전을 놓고 보면 3차는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권리와 복지에 초점을 두었으며 4차는 바로 평등한 삶에 중점이 맞춰진 양상을 띤다.

4차 계획의 비전은 2013년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14년 3월에 발표된 여성농업인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여성농업인이 농사일 50% 이상 담당하는 비중이 66.2%로 높은 수준인 반면, 여성농업인의 42%만이 본인을 공동경영주 또는 경영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업활동과 농촌생활의 어려움 속에서 여성농업인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과중한 노동 부담 경감(31.3%)’이 1순위로 꼽혔다.

여성농업인 육성은 2000년 1차 계획 이후 17년, 즉 청년기를 맞이했다.
이에 창간 10주년은 맞을 농촌여성신문사는 여성농업인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 지난 10여년 간의 여성농업인 육성 정부 정책을 살펴봤다.

인감도장 갖고 대출 받았네요~

“워낙 고지식한 양반인데 가족공동경영협약을 통해 이제 저도 평등한 농업인이 된 듯합니다. 이번에 청주 시내 쪽으로 집을 하나 장만하는데 대출을 받으러 은행을 방문했죠. 공동명의로 집을 장만하다보니 인감도장을 갖고 같이 은행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공동경영협약 이후 남편이 달라졌다니까요.” (청주시 청원구 이성주 씨)

여성농업인 육성 지원 지자체 조례가 확대된다. 이미 지난해 68개 시군에서 여성농업인 육성 지원 조례를 재·개정했으며 올해는 74개 시군 이상으로 확대된다. 조례에는 양성평등 정책, 성별통계 생산, 여성농업인육성정책자문회의, 귀농·결혼이민 여성농업인 정착 지원 그리고 가족공동경영협약 등의 내용도 포함된다.

특히 가족공동경영협약은 평등한 농업경영의 참여를 통해 밝고 건강한 가정과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족 간의 합의에 따라 자율적인 참여로 진행된다. 협약서에는 협약의 목적, 경영계획 수립, 경영의 역할 분담, 이익분배, 근로조건, 장래의 경영이양 등의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

▲ 어렵게만 알던 농기계 조작이 실습 위주의 교육을 통해 남성 못지 않은 능숙한 실력을 갖게 됐다.

자동차보다 쉬운 게 농기계네~

“얼마 전에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등 농업기계 조작은 물론 안전, 관리, 활용 등 실습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있었어요. 농기계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었는데 이렇게 농기계를 직접 다뤄보는 교육을 통해 얻게 되는 자신감으로 수월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인숙 한국생활개선서산시연합회장)

밭작물은 기계화율이 낮아 여성농업인의 노동 강도를 심화시키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또한 농기계는 남성농업인 위주로 설계, 제작돼 여성농업인이 사용하기 어렵고 농기계 작동, 수리 등에 대해서도 정보가 부족한 현실이었다. 이에 여성이 사용하기 편리한 농기계 개발과 보급 확대에 나섰다. 밭 농사 전용 농기계 등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2015년까지 20여 종이 개발됐다. 또 여성친화형 소형 농기계를 포함한 농기계 임대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350여 개소까지 지원했다.

저 또한 창업 했어요~

“‘홍천떡팜’은 농촌교육농장 외에도 쌀 가공체험을 통해 진로체험을 진행 중이에요. 홍천 같은 경우엔 한국농업교육협회에서 주관하는 창업경진대회가 열리는데, 우리 농가에서 교육을 받은 동아리가 강원도 내에서 1등을 했어요. ‘홍천떡팜’을 창업한지 몇 해 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주변 학교와 MOU 체결해 창업을 돕고 있다는 게 제 스스로 믿겨지지 않네요.” (홍천떡팜 강미정 대표)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 대비 농가소득 격차 확대로 농어업인의 소득 증대와 농업 외 소득 창출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여성농업인을 위한 소규모 창업 지원이 진행됐다. 전통 식품제조, 농수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제조 등 여성농업인의 창의적 손맛을 이용한 소규모 창업활동 지원이었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의 ‘창의적 농촌손맛 사업화’로 2011년 17개소에 이어 2012부터 2015년까지 각각 20개소 이상이 수혜를 받았다.

또한 공동 창업도 지원됐다. 농어촌공동체회사 선정 시 여성농업인의 20% 이상 참여하는 공동체회시에 가점을 부여토록 사업지침이 2012년 개정된데 따른 것이다. ‘농촌공동체회사 육성 지원사업’에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각각 54개소에 지원이 이뤄졌다.

▲ 결혼이민여성들과 함께 농사일을 하며 한국의 농촌 문화, 식생활 등에 대한 이해도가 넓혀졌다.

‘동네 언니’로 통해요~

“우리 마을에는 이주여성농업인이 9명 정도 있어요. 베트남, 태국, 일본 등 국적도 다양하죠. 처음에 이들을 봤을 때는 생소하게 느꼈지만 지금은 워낙 친숙해서 ‘동네 언니’로 통합니다. 이주여성농업인을 바라보면 배울 점이 많습니다. 특히 그들의 생활력은 한국 젊은 여성들에게 귀감이 될 정도입니다.”(옥천 안내면생활개선회 박효정 회장)

농어촌의 국제 결혼 증가 추세로 결혼이민여성과 다문화가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결혼 이민여성을 농업 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영농교육이 확대됐다. 결혼 이민여성의 정착 단계별 영농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교육과정과 교육 인원도 단계별로 확대 추진됐다.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가족 이해 증진 교육도 진행된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다문화가족 구성원 간의 이해 증진을 위한 정착 지원 과정도 운영됐다. 대상자는 결혼이민 여성과 그 배우자, 자녀와 부모 등 가족단위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역 농협도 나섰다. 한글과 한국 생활교육 등 정착 초기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다문화여성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법무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결혼이민 여성의 국적 취득을 위한 ‘이민자사회통합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특히 친정부모 맺기는 결혼이민여성의 빠른 정착을 돕고 있으며 해마다 결혼이민여성 영농기술교육 수료자를 대상으로 모국방문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 취약계층을 비롯해 고령의 농어촌 노인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 홈.

밥은 같이 먹어야 제 맛이죠~

“나이가 들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외로움입니다. 특히 혼자서 밥먹는 것은 정말 처량 맞기 짝이 없죠. 몇 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시골에 혼자 남아 쓸쓸하던 차에 마을회관에서 함께 먹는 점심은 일과 중 가장 큰 즐거움이 됐습니다. 밥을 먹으며 서로 안부도 묻고 자식 자랑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평택시 서탄면 이규숙 씨)

농어촌 취약계층을 위한 새로운 주거모델인 ‘공동생활 홈’이 개발돼 보급됐다. 경로당을 공동 취사, 주거 공간 등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에 농어촌지역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 공동 취사를 위한 가사도우미 지원이 이뤄졌다. 공동취사 실시로 여성농업인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도 도모키 위해서다.

특히 각 지자체는 지역 특성을 감안해 공동 취사가 가능하도록 경로 식당 등 다양한 유형별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마을 중심권의 경로당을 경로 식당으로 지정하고 노인 인구가 적은 경로당은 도시락 배달 등 거점 급식소로 운영됐다. 또한 농촌 취약 계층 주거 지원을 위한 공동생활 홈 모델이 조성됐다. 지자체, 마을 등 지역사회가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거나 경로당, 마을회관 등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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