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

국민연금·개인연금·농지연금 가입하고
텃밭농사하면 노후 평생안정 기대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도시보다 소득이 취약한 농어촌의 고령화가 더욱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장수는 축복이다. 그러나 장수시대에 건강을 잘못 관리하면 가족에게 간병(看病)에 따른 고통과 불행이 전가된다.
여성의 수명은 남성보다 8년이 더 길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어촌의 여성들은 남성보다 더 철저히 노후대비를 해야 된다.
고령화의 여파가 심화되고 있는 농어촌 여성은 비상한 관심과 각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을 만나 농어촌 여성들의 노후대비 방안을 들어봤다.

농촌여성 노후대비 안하면
남편·시부모 간병 고통 짊어져

“2015년 11월 현재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인구는 10만 명 당 6.6명입니다. 이중 100세 이상 인구를 시군구별로 보면 충북 괴산군이 42.1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 다음은 문경시 33.9명, 전남 장성군 31.1명으로 농촌의 고령화는 도시 대비 훨씬 심각합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도시에는 13%인데 비해 농촌은 38%에 달합니다. 여성의 수명은 86세, 남성은 78세 입니다. 따라서 100세 이상의 고령자 중 87%가 여성입니다. 이에 노후대비를 잘 해둔 여성들에겐 장수가 행복이 되지만 대비가 소홀하면 큰 고통을 짊어지게 됩니다.

또한 병이 들면 남성 고령자는 배우자인 아내로부터 간병(看病)을 받지만, 여성고령자는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혼자 살면서 때로는 시부모마저 돌봐야 한다는 곤욕을 치러야 합니다.
그래서 고령화가 더 심화되고 있는 농어촌의 여성은 더 철저한 노후 대비가 필요하지요.”
이에 김 소장은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먼저 생활비를 마련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신 때까지 매월 나오는
국민·개인 가입 서둘러야

먼저 현금을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아쓰는 방법이 있으나, 저금리시대인데다가 보관료를 내야하는 시대가 올 상황이라 은행 이용은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하는 방법이 있으나 부동산은 돈을 쓰려할 때 환금(換金)이 어렵고, 경기침체 시 임대가 잘 안 되므로 노년에 부동산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식매입은 경기와 연동(連動)하므로 신속한 대처가 필요해 이 역시 관리가 쉽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이상의 재테크 방법은 돈이 묶여 막상 필요할 때 쓰지 못한다고 김 소장은 말했다.

따라서 은퇴 뒤 남은 평생을 살아갈 생활비 마련을 위해 국민 각자가 연금가입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금에 가입하면 매월 죽을 때까지 빠지지 않고 연금을 수령할 수 있으므로 연금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날 우리는 평균수명이 50세일 때, 자녀를 많이 낳아 효를 내세워 자녀의 봉양을 받아 살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녀를 1~2명만 낳다보니 자녀의 봉양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자녀들로부터 봉양을 받으려 들면 자녀들이 부모를 기피하게 돼 오히려 관계만 악화됩니다. 따라서 매월 빠지지 않고 나오는 연금을 준비하는 것이 최상의 노후생활 안정 대책입니다.”

독일의 비스마르크는 일찍이 노인들의 생활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연금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이 1명이 노인 여럿을 지원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국민 각자가 일찍부터 노후를 보장할 연금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김 소장은 거듭 강조했다.
“특히 농어민은 국민연금과 농지연금에 의한 노후대비가 가능합니다. 여기에 개인연금을 더한 3층 구조의 연금을 마련하고, 농사 규모를 줄인 소규모 텃밭농사로 생활비를 보태면 마치 시멘트로 기초를 다진 것처럼 튼튼하고 안정된 노후생활기반이 마련됩니다.”

국민연금은 일정소득 이하의 농어민의 보험료 납입을 보조지원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가입해 두는 게 낫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농어민 중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65만 명에 이릅니다. 이중 남성이 72%로 압도적으로 많고 여성은 28%에 불과합니다. 특히 서울 강남의 주부들은 임의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경우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김 소장은 자식에게 농지를 물려주지 말고 농지를 담보로 농지연금에 가입한 후 매월 연금 받는 것이 더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재산 쥐고 있어야 노후에 힘
“재산을 자식에게 함부로 내줘선 안 됩니다. 셰익스피어가 쓴 연극 중 ‘리어왕’이라는 연극을 보면 리어왕이 나이가 들어 왕권을 딸에게 내주며 은퇴한 자신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딸은 리어왕과의 약속을 무참히 깨고 말았습니다.
조선시대 태종은 군 통수권과 인사권만을 갖고 세종대왕에게 왕위를 내줬습니다. 세종대왕 때 병조참판이었던 강상인은 태종의 재가를 받지 않은 채 군 통수권을 써 태종은 강상인 참판을 처형하고 말았지요. 이를 보더라도 자식에게 재산을 쉽게 물려줘서는 안 됩니다. 재산을 평생 간직하고 있어야 노후생활에 힘이 됩니다.”

김 소장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보다는 가난해서 남에게 무시당해도 주눅이 들지 않도록 기개를 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잠재력을 일깨워 주는 등 능력을 키워주는 게 더 소중하다고.
특히 장수시대를 사는 여성은 남성보다 더 철저히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한다.

농어촌 여성, 불치의 치매 대비
남편 생존시 본인 몫의 유산 챙겨야

여성은 남편의 병시중을 대비해야 한다. 때로는 남편을 먼저 보낸 뒤 시부모 간병도 해야 한다. 남성보다 오래 사는 여성들은 70세 이후 치매에 걸릴 수 있으며, 치매 걸리면 자녀에게 간병을 받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여성은 남편이 살아있을 때 이러한 간병비를 포함, 유산을 배분해 자기 몫을 확실히 챙겨둬야 한다고 김 소장은 말했다.

“노령사회에서 대두되는 가장 큰 문제는 간병입니다. 일본정부는 고령자 간병문제 해결을 위해 2000년 국가적으로 노인개호(간병)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죠.”
조사 결과, 고령자들이 많이 걸리는 병은 치매와 고혈압이다. 치매와 뇌졸중의 간병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고 장기요양보험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노인 간병비용 지원만으론 감당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김 소장은 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간병비를 마련해 두는 게 서로에게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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